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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M] 니어 오토마타 클리어노트

피브릴 2020. 1. 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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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어찌보면 전세계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지녔던 그 타이틀.
아는 사람만 알던 니어 시리즈의 인지도를 어마어마하게 올려놓은 작품이다.
이 게임을 안해봤더라도 2B라는 캐릭터는 이제 누구나 알게 되었을 정도로 어떤 의미에선 성공한 작품.
나도 발매전부터 눈여겨본 작품이었는데 일단 탄막슈팅을 액션게임화한 프로모션 때문에 기대가 컸고
그 후엔 역대급으로 뽑혀져 나온 2B의 비주얼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다들 기대가 높았을 것이다.
특히 내겐 아마자라시가 콜라보를 한다고 하는 사실 덕분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작품이기도 했다.
시리즈 자체를 알고 있던 것도 한몫했는데 물론 전작들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PS3 시절 그당시의 엔하위키에서 전작인 니어 레플리칸트의 내용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당시 스토리가 흥미로웠지만 PS3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하고 싶다는 욕망만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 잠시 동안 PS4 구매욕구가 당기기도 했다.

 

 

=게임의 엔딩 및 스포일러가 있는 글입니다=

 

 

 

먼저 OST부터 언급을 해야겠다.
이 게임의 음악은 게임 분위기인 공허하고 고철만 남은 세계랑 상당히 맞아 떨어진다.
근데 막상 엔딩을 보고난 뒤에 OST를 찾아서 들어봤는데 대부분 어디서 들었더라? 싶을 정도로
뭔가 게임하고 매치되는 곡이 없다. 엔딩곡 외엔 거의 구분이 안된다고 봐야할 듯.
보통 고전게임들은 각 마을마다 특색이 확실해서 이건 어디어디 마을 배경음! 처럼 구분이 쉽게 되는데
이상하게 니어의 곡들은 통일성은 괜찮은걸로 기억하는데 전체적으로 노래가 다 비슷비슷한게 문제같다.
더 아쉬운것은 위에서 언급한 아마자라시 콜라보곡. 결국 게임내에 수록되지는 않았다.
엔딩도 여러번 나오던데 한 번쯤은 나올줄 알았건만...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노래라도 올려본다.

 

 

 

 

처음에는 PS4판을 기다릴까 했으나 스팀판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그냥 스팀판을 기다리기로 했다.
오죽하면 니어 발매 후 관련 정보는 일체 보지 않고 인방마저 보지 않았다. 스포일러 당할까봐...
이게 무슨 마블 영화 보러 가기 전에 스포 안 당하려고 인터넷 끊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근데 스팀판 발매 후에도 플레이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가 않았는데
게임 자체는 미리 구입을 해놓고도 한글패치 뜨면 해야지 해서 몇 달간이나 방치해놨었는데
처음엔 스팀에서 일본어가 지원이 안된다고 해서 '아니 이젠 일본게임을 일본어로도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론 일본인들은 자국 개발사들 정책 때문에 스팀도 못 하는구나 라며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뭐 나중에는 결국 일본어가 지원됐지만.
근데 그 이후에도 PS4 배급사 때문에 스팀에서 한국어 지원은 안될 거라는 소식과
게임 내부를 뜯어 본 누군가가 한글화 데이터가 있다고 밝혀서, 이걸 근거로 한글화 되는 거 아니냐라는 주장 등
한동안 여러 커뮤니티에서 된다 안된다고 추측하며 씨끄러웠다.
뭐 예상대로 한글화는 되지 않았고 그 대신에 유저들의 한글패치가 진행되었는데
위에서 얘기한 대로 게임 내에 애초에 스팀판에 PS4용으로 미리 작업완료된 한글화 데이터가 있었기에
한글패치가 나온 후에도 그게 원래 있는 데이터를 무단으로 가져다 쓴 거라 그걸 쓰면 불법이랑 똑같다나 뭐라나...
마치 게임출시때 게임내에 데이터를 다 만들어놓고 그걸 숨겨놓고 DLC로 속여서 파는게 갑자기 떠오르는건 왜일까.
여튼 결국 돌아가는 꼬라지가 다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일본어판으로 하게 되었다.

 

 

 

 

근데 막상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바로 실망했는데
일단 먼저 실망한건 프롤로그의 슈팅 조작에서부터였다.
이게임의 슈팅은 탄막을 유려하게 피하는 일반적인 슈팅이 아니라 요상하게도 칼질로 탄막을 지울 수가 있다.
내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지만 그게 가능한 순간 "이게 슈팅이 맞긴한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슈팅의 탄막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쫄깃한 맛이 아니라 그냥 탄막지우기 버튼노가다 게임의 느낌이 풍긴것이다.
그러다보니 왠지 쌔하면서 이 게임 이거 뭔가 아니다 싶은 나쁜 예감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예감은 둘째치고, 아무튼 게임내내 슈팅부분이 나올때마다 정말 지겨웠다.
사실상 계속 공격버튼 계속 쳐누르는 노가다나 다름없다고 느껴졌으니, 이게 핸드폰 자동사냥하고 뭔 차이인지?

 

 

 

 

참고로 내가 기대했던 3D 탄막슈팅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위 게임은 스와코쨩 큐빅이라는 동방 2차 창작 게임인데 보다시피 탄막이 3차원으로 나오기에
회피방법도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다. 물론 말이 3차원이지 간단하게 말하면 회피 방법에 점프가 추가된것뿐.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신기한 감각처럼 완전 새로운 모습의 게임이 된다.
슈팅게임의 본질인 피하는 재미는 물론이고, 이런 훌륭한 3차원탄막 때문에 회피도 마찬가지로 멋져보이게 된다.
게다가 이 게임 인디게임이다. 그것도 2012년도 작품이다. 당시에 이걸 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근데 2017년도에 나온 AAA급의 탄막슈팅의 현주소는 그래픽만 좋아졌지 게임성은...
아니 솔직히 이정도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어느정도만 해주길 바랬단 말이다. 어느정도만.

 

 

 

 

그리고 프롤로그 보스전에서 바로 사망... 어이가 터졌다.
이부분은 세이브 조차도 안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했다.
뭐 그래 다시 시작하는건 좋다 이거야. 근데 새로 플레이하는데 스킵조차 안된다.
이게 웃긴게 내가 뉴게임으로 새로 시작한것도 아니고 세이브로 시작한건데도 말이다.
위에서 세이브가 안됐다고 했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프롤로그 사망 시 세이브를 하게 해 준다.
그러면 세이브에 W가 추가되고 그걸로 시작해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근데 똑같은 내용을 보는데 스킵이 안되니 즉 세이브가 의미도 없는 셈이고 1회차 반복이나 다름없는 것.
뭐 물론 W의 의미는 1회차 엔딩을 보고 A가 추가된 뒤에나 알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딱히 그럴듯하지도 않고 말이지.
여튼 여기서부터 벌써 게임에 대해 열받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슈팅이 마음에 안든 상태였는데 말이다.
뭐 이런거냐? "너는 프롤로그도 못 깨면서... 어디서 스킵하려 그래?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정독해라." 같은?
네 그래요. 프롤로그에서부터 죽은 내가 병신이지.
나무위키를 보면 제작자가 유저의 불만사항을 보고 '다음에도 똑같이 만들어주지'하면서 불편한 부분을 유지했다던데.
정말 쓰레기 같은 심보를 가지고 있는 놈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어이가 없어서 "아 그러세요?" 라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다.
결국 회피기술을 제대로 알게 된 뒤에는 프롤로그를 쉽게 클리어 했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진짜 어이없는 경험이었다.

 

 

 

 

위에서 말했듯 세이브를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얘기에 대한 연속인데
요새 대세는 개념세이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세이브가 불가능한 곳이 존재하는게 나쁜건 아니다.
다크소울이나 셔블나이트 같이 세이브구간이 드문드문 있는 것만으로도 게임진행에 긴장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나는 개인적으론 비호감이었지만 셔블나이트에선 일부러 세이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깨면 트로피를 주기도 해서
유저가 스스로 제한플레이를 하면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도 만들어놨다.
말하자면 유저에게 편의성과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말하면 불편함 또한 게임성이 될 수 있다는 것.
근데 이 게임은? 그냥 불편한 것일 뿐이다.
게임제작자로서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이나 경험을 제공할것인가? 혹은 납득시킬것인가?
같은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몇몇 게임에서 편리한 UI나 시스템 때문에 기분 좋았던 경험은 이 게임에서 만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내 살다 살다 제작자가 쓰레기라는 것까지 말해야 하나?

 

 

 

 

대신 상호작용은 마음에 들었다. 어느정도 상쾌한 맛이 있다.
모션도 좋고 모델워킹을 방불케하는 걸음걸이나 스타일리시한 전투스타일 그리고 경쾌한 사다리타기 액션.
그리고 떨어질때도 그냥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포드를 잡으며 활강이 된다는 점도 어느정도 즐겁다.
오히려 이 게임의 손맛은 슈팅이니 뭐니에 있는게 아니라 필드에서 뛰노는 쪽에 더 있는것 같다.
특히나 2B를 조작하다가 다른 게임을 해보면 그 차이 때문에 정말 답답해 미친다.
이 다음으로 잡은게 테일즈 오브 베르세리아였는데 그 게임은 정말 필드에서 가능한게 걷기밖에 없다.
점프가 안된다는 점이나 정말 고지식하게 한 칸 한 칸 올라가는 평범한 사다리타기 모션. 밋밋하기가 그지없었다.
덕분에 베르세리아의 초반부 게임 몰입에 방해가 됐었을정도.
그 극적인 차이 때문인지 아직도 신작 게임에서 사다리타기가 나오면 일단 이 게임부터 생각날 정도.

 

여튼 다시 말하자면 점프가 어디서든 된다는 것은 장점.
이상한 소리겠지만 오픈필드에서 마음껏 점프하고
지형 지물과 상호작용 하거나 올라갈 수 있는것만으로도 꽤 후련한 구석이 있다.
대부분의 JRPG는 아직도 오픈월드라면서 점프가 안되는게 대부분인데 말이다.
꼭 점프가 아니더라도 어크나 언차티드처럼 벽타기가 되는 정도면 더할나위 없다.
이수준까지 오면 정말 오픈월드 할 맛난다.

 

그리고 배경이라 해야할지 경치라고 해야할지 펑키한 느낌을 주는게 좋고
전투도 막 불꽃 터지고 잔상이 보일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게 정말로 볼거리가 화려하다.
너무 빨리 전환되는 탓인지 눈으로 볼때와의 쾌감과는 다르게
스샷으로 찍으면 그 순간의 포착이 어려워서 별로로 보이는게 문제지만.

 

 

 

 

근데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투에 있다.
겉보기엔 화려한데 반대로 전투 자체가 재미가 없다.
본작에서 전투는 크게 슈팅, 필드 전투, 해킹의 세가지인데 이 세가지가 전부 노잼이다.

 

슈팅은 위에서 설명했으니 필드 전투를 얘기해보자면
일단 처음에는 시점 때문에 멘붕이 온다.
거대한 적을 상대할때나 지상의 적을 상대할 때는 상관이 없다.
문제는 공중의 적이 나올때나 그런 적이 다수 나올때, 시점이 개판이 된다.
내가 기대했던건 이런 상태에서 적의 공격을 화려하게 피하며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가능하다. 그냥 회피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피하고 공격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공격해서 없애버린다.
그래 화려하긴 화려하다. 근데 내가 직접 하는 느낌은 전혀 안든다.
진행을 하다보면 3D게임인데도 불구하고 2D맵이나 탑뷰 형식이 되는 구간이 많은데
대체 왜 이렇게 했지? 하면서 당시에도 "2D게임하고 괜히 비교되서 더 노잼인데"싶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시점 때문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처음 몇십분은 화려해서 눈이 즐겁고
장검하고 단검하고 번갈아서 콤보넣는거에 재미들기도 하지만
그것도 딱 초반까지만이고 위에서 말한 이유 때문에 가면 갈수록 전투가 단조롭고 지겨워진다.
정말이지 회피는 키만 누르면 정말 전방위로 다 피하는 만능 회피를 쓸 수 있고
공격은 공격버튼만 계속 쳐 누르면 알아서 파바박 칼질하는게 거의 반자동 전투나 다름없다.
일전에 몬헌 포스트에서 타겟팅 게임을 하면 현자타임이 오는 일이 있다고 했었는데
이 게임은 정말이지 하면서 현타를 수없이 자주 느꼈다.

 

결국 이 게임을 재미없다고 느끼게 해준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전투 때문이었다.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귀찮은 전투.. 뒤에가면 거기에 해킹까지.. 그런걸 버텨가며 스토리를 보고 있는 나.
과연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게임을 해야할 필요가 있나 라는 허무함이 점점 커져갔고
결국 엔딩을 보자마자 더이상 게임을 붙잡고 싶지 않아졌다.
그정도로 전투에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그 세가지중 가장 최악인, 전투를 더더욱 지겹게 하는 마지막 요소인 해킹.
이쪽은 2회차부터 전투에 강제로 포함되기 시작한다.
어디서 가져왔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슈팅 게임을 가져다 놨는데 진짜 하다보면 이게 PS4게임이 맞나 싶었다.
나는 하면서 문득, 재믹스(MSX) 시절에 있던 탱크 바탈리온이란 게임이 이것보다 더 재밌던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도 단순하고 없다시피한 게임성 때문에 내가 유아용 게임을 하고 있나 착각이 들었을 정도다.
어느정도 참고하다가 문득 이놈의 해킹을 앞으로도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짜증나서
결국 2회차 도중에 난이도를 이지로 바꾸고 플레이 했으며
전투를 빠르게 제끼고 엔딩을 빨리 보고 싶어서 끝까지 이지로 두고 깼다.
심지어 이지는 말이 쉬움이지 그냥 자동전투라고 보면 된다.
패드에서 손을 놔도 알아서 싸우고 피하고 다한다. 심지어 해킹모드는 무적상태가 된다.
반대로 하드나 베리하드는 거의 한대만 맞으면 게임 오버라고 한다.
참 이해하기 힘든 난이도 디자인이었다. 한대 맞으면 죽는 난이도가 재밌냐? 무슨 재미냐 그게?
이 제작자는 난이도라는 개념을 알고 있긴 한걸까?

 

난이도라는건 참으로 오묘한 것이다.
똑같은 모양의 물건과 구멍을 서로 맞춰서 찾아 넣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이건 유아용이다. 어른들이 즐기기에는 아무런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왜? 어른한텐 너무 쉬우니까.
너무 쉬운 난이도는 "지적유희"를 자극하지 못한다는 소리다. 오히려 고문으로 느끼면 모를까.

 

이번에는 오목과 바둑을 생각해보자.
오목하고 바둑 중 어느쪽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을까.
그야 오목이지. 왜냐면 바둑은 오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 어려우니까.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에겐 바둑이란 게임은 너무 복잡한 것이다.

 

물론 유아용 게임도 "어린" 시절에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바둑도 누군가에겐 즐거운 게임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적인 게이머를 타겟으로 한다면
너무 쉬워도 안되며 그렇다고 너무 어렵고 복잡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그것은 무슨 수치로 가늠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그래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다.
리듬 게임이 매니악한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은 누군가에겐 너무 쉽고, 누군가에겐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인간의 두뇌가 AI나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초월체가 된다고 하면 단순히 좋은 일인게 아닌 것이
지금 사람들이 즐기는 대부분의 오락에 재미를 못 느끼게 되는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뭐 그때가면 다른 것을 즐기게 되겠지. 오히려 그때가 바둑의 부흥기려나.
그러니까 지금 즐길 수 있는건 지금 즐겨둬야 한다는게 내 지론이다만.

 

여튼 그래서 이 게임의 베리하드 난이도는 뭐랄까.
안드로이드가 나오는 게임이라고 난이도도 안드로이드만 깰 수 있는 난이도로 만들어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인간이 다 절멸하고 얼마든지 TAS처럼 플레이 가능한 안드로이드들만이 그때가서 이 난이도를 재밌어하려나.
이 게임은 미래의 사람들이나 안드로이드들 즐기라고 만든 게임인거냐? 라고 조롱하고 싶을 정도다.
아니 애초에 현 인류가 재미없어 하는 난이도는 "현시점"에서는 존재가치가 없지 않나?
정말 어이가 없어서 게임하다가 이런 잡생각까지도 들었을 정도.

 

여튼 전투는 기본 전투만 있었으면 어느정도 감안하고 납득했을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몬헌 같은 논타겟팅 게임으로 눈높이가 높아졌다고 해도 턴제는 아니기에 좋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슈팅과 해킹이 심히 단조롭고 지루했다. 고전게임과 비교해야할 정도로.
이것때문에 전투는 전부 도매금으로 노잼 판정을 받은셈.
하다못해 좀더 전략성이라던가 다른 요소를 추가했었으면 좋게 평가했을거라 본다.

 

 

 

 

열심히 깠으니 좋게 평가할 부분에 들어가보자. 바로 스토리다.
뭐 이 게임 하려는 이유가 대부분 표지나 2B를 통해 세기말+안드로이드 뽕을 맞아 그걸 기대하고 하는것 아니겠는가.
근데 솔직히 말해 거지같은 전투 때문에 게임에 대한 기대가 다 배려버린 상태에서
스토리에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없게 될 정도로 약간 편파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으나
확실히 나도 이 게임에서 스토리는 어느정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중간중간 몰입한 부분도 꽤 되며 기억에 남는 부분도 꽤 많다.
이건 스토리로 쳐야 하는진 모르겠는데 연출도 인상깊거나 감탄한 곳이 있고 흔히 말해 "영화같은" 연출도 많았다.
하지만 그 스토리도 사실 깔 부분은 많다.
물론 나는 좋아하는 게임이더라도 스토리에 100% 만족하는 경우는 없다.
당연히 내게 있어 평가절하된 이 게임은 더더욱 깔 부분이 많겠지.

 

 

 

 

캐릭터는 일단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사령관.
2B보다 더 마음에 든다. 왜냐고? 그냥 비주얼이... 근데 비중이 없다.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는데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다.
왠지 모르게 내가 관심 꽂은 캐릭들은 이상하게 비중이 적다.
그 외에는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딱히 감초 역할이라던가 씬스틸러로 느껴지는 녀석이 없이 다 평이하다.
그나마 파스칼 정도? 그래 이녀석은 비중이 높다고 해야겠지. 오히려 사령관보다 비중이 높은거 같다.

 

심지어 주인공 3인방의 비중은 더 이상하다.
뭔가 캐릭터 메이킹이라고 해야할지 비중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하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많았다.
주인공들 중에 가장 기대한 것은 2B.
뭐 이건 모두가 그렇지 않으련지. 솔직히 2B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려고 이 게임을 산거잖아.
근데 문제는 2B의 비중이 주인공들 중에 가장 낮다는거다.
게임을 해본 사람은 다 알다시피 스토리를 진행해보면 금새 주인공이 9S로 바뀐다.
이 문제는 후반부에 다시 제대로 다뤄보자.

 

 

 

 

게임상에 등장하는 소설.
게임 도중에 A2의 과거와 포폴 쌍둥이의 과거를 영상이 아닌 글로 읽을 수 있다.
단순한 텍스트이지만 보이스와 곁들어서 읽어서인지 아니면 글을 잘 써서인지는 모르나
확실히 소설에서 묘사한 광경이 머리속에 펼쳐질 정도로 몰입해서 읽은건 사실이다.
특히 포폴쪽의 내용에서 "인간은 참으로 잔인하다"라는 대사를 읽고 심금이 울리기도 했다.
긴 세월의 외로움을 버틸 수 있도록 인간들이 안드로이드를 쌍둥이 모델로 만들었다는걸 깨달은 포폴이
인간들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잔인하다고 느끼는 대목이다.
이걸 읽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아 요코 타로가 소설가로는 실력이 괜찮구나라는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는 별로라고 돌려까는 말이지만 말이다.
게임내에서 소설을 읽으면서 캐릭터에 대한 배경지식과 연민을 얻는다는 것도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게임이면 얼마든지 영상이나 연출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오히려 이런 감동받은 부분은 필력의 힘보다도 내 상상력의 승리가 아닌지?

 

 

 

 

상상력이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사실 발매전에 관련 영상으로 먼저 게임 내용을 접한적이 있다.
아마도 게임쇼 등에서 나온 프로모션 영상이었던 것 같은데 2B가 어떤 여성하고 통화를 하고 있는 플레이 영상이었다.
그걸 보면서 내 나름대로 세계관을 어떻게 상상했었냐면
대충 살아남은 인류가 "우주정거장" 정도에 어느정도 살아있고
그 "우주정거장"에 있는 사람과 통화하면서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건줄 알았다.
그치만 나중에 알고보니 사실 인류는 없었지롱! 니들이 듣던 목소리는 사실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던거지롱!
이라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건 아닐까 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실제 게임을 해보니 그 통화하고 있던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같은 안드로이드인 오퍼레이터였다.
애초에 2B의 오퍼레이터가 너무 감정적인 아이다 보니까 내가 이녀석을 사람으로 착각했던 것.

 

오히려 게임상에서 인류라고 칭하는 목소리가 나오긴 하는데
이건 누가 봐도 프로그램으로 조합한듯한 응원 메세지로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내 생각 그대로 인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반전이긴 했으나
내가 기대한 방식으로 반전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멋지게 풀어내는 방식이 결국 아니어서 좀 많이 실망했다.
인류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반전. 좀 제대로 된 타이밍에 충격적으로 밝혔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게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소질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뭐 난 그 반전을 이미 게임 하기도 전에 넘겨 짚을 수 있는 수준이고
어찌보면 많이 쓰인 반전이라 써먹기 어려웠을수도 있었겠지만.

 

 

 

 

거기에 스토리의 개연성이라고 해야될지.
물론 이부분은 내가 아무래도 서사에 집착하고 "개연성"이나 "현실성"을 많이 따지는 부류이기도 하고
애초에 이 시점에서 게임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은 상태이기도 해서
단점이 특히 부각되어 보이다보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을 안 좋게 본 탓도 있을거다.

 

일단 작중 인물들이 안드로이드는 감정을 가져선 안된다고 하면서
위에서 얘기한듯이 등장인물 대부분이 아주 감정적인건 대체 뭔지 싶었고...
아니 애초에 감정을 인풋 안 했으면 되지 않아?

 

더 웃긴건, 기계생명체가 말하는건 그냥 언어의 조합일 뿐 그들에겐 생각과 감정이 없다고 단언하는데
"으악 살려줘! 도망쳐!"하는 에밀이나 "여긴 들어올 수 없다"라고 하는 숲의 왕국 병사들을 보면
누가 봐도 지성이 있어 보이는데 그걸 보고도 눈치를 못 채는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니들 눈은 옹이구멍이냐?

 

또 그렇게 기계생명체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
파스칼하고는 또 별 다툼없이 바로 친해지는게 어이없었다.
특히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 기계들과 싸워온걸로 보이는 A2가
파스칼하고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파스칼 마을에서 냅다 퀘스트 뺑뺑이를 도는 모습은 도저히 납득이 안됐다.

 

A2의 경우는 그런 문제가 한두개가 아니었다.
왜 숲의왕을 죽였는지, 지금까지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지금 시점에 갑자기 등장한건지
주인공이 A2로 바뀌고도 도저히 설명이 안되며
숲의왕은 죽이면서 왜 파스칼하고는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뜬금없이 캠프로 와서 아네모네와 재회하는지...
야 임마 게임진행하고 A2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하고 매치가 안되잖아.
2B로 들어갈 수 있던 마을을 A2로 바꿨으니까 그대로 들어갈 수 있어야 되는데 생각해보니 아네모네가 여기있네?
어쩔 수 없지. 그동안 못 만난걸로 설정을 짜두었지만 여기서 만난걸로 하면 되지. 뭐 이런 단순한 생각이었을까?
아니 그럼 A2는 그동안 여기 한 번 안와보고 혼자 어디서 뭐했냐?
아네모네하고는 몰래 뒤로 따로 연락하고 있었다. 뭐 이런식이면 납득이 되기라도 하지
A2의 경우는 하도 그런게 많다보니까 A2 캐릭터를 애초에 급조해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스토리 보면서 납득이 안되서 또라이냐?를 몇 번 외쳤는지...
게다가 더 어이없는건 2B가 페이크 주인공이었고 진짜 주인공은 9S였다는 것.
대체 왜 2B를 광고 전면에 내세웠는지 모를 정도로 2B가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시간은 정말 짧았다.
내가 느낀 감상을 말하자면 2B는 그냥 플레이어의 초반 이목을 끌기 위한 성적대상화 캐릭터였을뿐
게다가 게임내 사용 용도도 거의 연출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다.
비유하자면 마리오 시리즈에 있어서 피치공주 같은 장치였달까. 고전작에서 흔히 나오는 잡혀가는 공주캐릭터.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피치공주와는 쓰임새가 약간 다른 용도라서 비유로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피치공주가 마리오를 여행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배치된 캐릭터인 것처럼
2B또한 이 게임에서 특정한 목적으로 쓰기 위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느껴졌다.
내 결론을 말하자면 비극적인 연출을 내기 위한 용도로 2B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이것이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요소였을지 모른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드래곤볼을 예시로 들어보자.
손오공, 베지터, 프리저를 떠올리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단순히 외형뿐 아니라 이 캐릭터가 좋고 싫은지에 대한 감정부터
그 캐릭터들의 성격뿐 아니라 작중에 했던 일 같은 사실들도 있겠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캐릭터는 이걸 좋아하고 저걸 좋아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대사를 하겠지 같은 점이다.
즉 그 캐릭터라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식으로 행동할거야 라고 독자가 떠올릴 수 있을 때
그런 종합적인 부분을 합쳐서 나는 그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2B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떠올려보자.
그냥 외형이 잘 만들어졌다는것 빼고는 뭔가 느껴지는게 있는지.
2B의 팬아트는 많지만 팬만화는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것 때문이 아닐까?
거기에 적으로 나왔던 아담하고 이브.
어느쪽이 이브인지 왜 이브인데 남자로 만들었는지는 제쳐두고
그 캐릭터들에 대해 외형말고 뭔가 기억에 남는것이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있는지.
난 아담이 좋았어. 왜? 그냥 멋있게 생겼던데?
나도 사령관이 좋았음. 왜? 나도 그냥 외형이 마음에 들었음. 근데 비중은 없더라. 기억에 남는 것도 딱히 없음.
결국 따져보면 그들도 그냥 전형적인 적이나 아군 캐릭터로 소모되었을뿐 딱히 캐릭터성을 지닌곳이 없다.
주인공이라고 하는 2B라는 캐릭터도 결국 죽어서 9S를 각성시키기 위한 제물이었을 뿐,
A2라는 캐릭터도 그냥 9S와 마지막으로 대치할 최종상대가 필요하다보니 추가된 캐릭터였을뿐.
대부분의 캐릭터가 이런식으로 그냥 자릿수만 채우고 한 번만 써먹을 용도로만 완성된 느낌이 너무 강하다.
까놓고 말해 나는 니어의 모든 캐릭터중에 9S를 제외하고는 캐릭터성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든다.
포폴 쌍둥이 조차 글에 감동한 것일뿐 캐릭터에 대해서는 딱히 감정이 남지 않는다. 애초에 비중도 너무 적고.

 

스토리와 캐릭터성은 어디까지나 별개다.
이 게임의 스토리가 좋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캐릭터성이 좋았다고는 동의할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잘 그린것이고 작품은 여기에 숫가락 얹은 거라고 볼수도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캐릭터 디자인이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았으면
과연 스토리가 명작이라고 불릴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애초에 관심은 커녕 전작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매니악한 작품이 되었을 확률이 높겠지.
요새 라노벨 중에 내용은 똥인데 일러스트빨을 받는 작품들하고 이 작품이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위에서 말한 내 주장은 아주 주관적인 평가라서 동의가 안되는 사람도 많을것.
꼭 스토리가 개연성을 철저히 지켜야 할 필요는 없고 그때그때의 연출에만 집중하는 작법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방법이라는건 제쳐두고라도 나는 이 작품에서만큼은 이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게임은 게임성이 중요하기 때문. 연출을 중시하기 위해 게임성에 너무 피해를 줬다고 본다.

 

 

 

 

게임성에 대해 얘기하자면 바로 말많은 2회차 얘기를 해야한다.
내 생각에는 어쩌면 원래는 2B/9S 둘 다 조작은 가능하지만 9S가 주인공이었던 일직선인 스토리를
발매전에 내놓은 2B의 디자인이 화제성을 끌자 어쩔 수 없이 초반부 주인공으로 2B를 끼워넣다보니
사실상 본편이 2회차라는 개념이 된게 아닐까 이제와서 의심 되기도 한데.
뭐 그건 내 뇌피셜이긴 하지만, 심히 이것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게
문제는 1회차의 내용이 1회차라고 부르는것조차 웃길 정도로 짧다는거다.
유저가 초반스토리가 가물가물할때쯤 2회차가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팔딱팔딱 살아있을때 2회차가 시작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9S와 2B가 스토리상 서로 떨어져 있는 구간도 딱히 거의 없다보니
사실상 새로운 것도 거의 없고 거의 똑같은 내용을 짧은 시간동안 두 번 보여주는것에 그치고 말았다.
같은 사건을 서로의 관점으로 각각 보여준다? 그런 짓을 하려면 그게 의미가 있어야 할거 아니야.
이건 정말이지 감독이 관객에게 다른 시점으로 보여주고자 할때 신경써야 하는것이다.
플레이어가 바뀌는 플롯이 옳다 그르다, 진부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런 연출을 해보고 싶은데에만 급급했지 거기서 생길 수 있는 게임적인 문제점까지 다 신경써서 만들지는 않았다는 인상이 강했다.
같은 의미로 플레이어를 A2로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A2로 바뀌었을때 생길 문제점들도 생각해봤어야 하는것 아닌가.
하긴 그런걸 생각해봤다면 A2와 파스칼, 아네모네를 서로 만나게 하지 않았겠지.

 

 

 

 

이걸 더 확연하게 느낀것이 바로 후반부에 나온 육신의 상자와 영혼의 상자다.
슬슬 후반부니까 초반에 깐 복선들을 해결해야 되는데 그걸 아주 조악한 방법으로 해결해냈다.
이 탑은 그냥 아무 의미없는 전투를 반복하며 탑을 올라가면서 데이터랍씨고 텍스트들을 하나 둘씩 던져 주는데
이것들을 읽어야 게임내 숨겨졌던 비밀들을 하나씩 알 수 있는 구조다.
즉 이 탑은 사실상 스토리 설명을 위한 장치이며 그 스토리 설명조차 가장 얄팍한 방법으로 하고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산만큼 있으면 뭐하냐 그걸 게임내에서 재미있게 풀어낼 고민은 하나도 하지 않는데...
아무리 스토리가 좋고 설정이 방대하면 뭐하지? 게임성이 거기 동반되어야 하는것 아닌가.
이럴거면 뭐하러 액션 게임을 만들었는지? 그냥 소설로 내지 그랬어.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의식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의미로 후반부 노자 공자전
주인공 시점을 A2와 9S로 마구 왔다갔다하는 장면전환 연출을 위해 게임성을 버렸다.
각자 다른곳에서 보스와 싸우는데 A2가 보스를 다 쓰러뜨리고 나서 9S로 전환이 되는게 아니라 싸우는 도중 몇번이나 전환된다.
즉 보스전은 그냥 겉치레이고 보여주고 싶은건 막 화면전환 하면서 멋있게 보이는 연출이 목적이라는 것.
근데 여기서 어떤 일이 있었냐면 플레이어가 9S로 바뀌자마자 포드로 빔을 날렸더니 보스의 HP가 팍 깍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공격해도 보스에게 일체 데미지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몇 초 뒤에 생각보다 빨리 바로 A2쪽으로 장면전환되는걸 보고 즉각 눈치챘다. 누가 봐도 뻔한 알고리즘이었다.
몇번이나 전환되어야 되다보니 보스의 체력이 일정 상태가 될때마다 장면전환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던 것이다.
근데 내가 그 체력을 나오자마자 달성해버렸고 그렇다고 장면전환이 되자마자 바로 또 바뀌면 안되니까
몇 초 지나야 바뀌게 되었던 것. 이런 얄팍한 속셈이 들통나니까 바로 짜증이 밀려왔다. 게임이 장난이야?
흔히 코지마가 게임을 만드는게 아니라 영화를 만든다고 놀림 받는데
그 사람은 적어도 게임성을 중시하면서 거기에 추가로 영화적인 색깔을 입히려고 하는 사람이다.
대충 어디서 들어본 영화적인 연출을 흉내만 내는게 다가 아니란 말이다. 게임의 재미는 진심 1도 생각 안하는 모양새다.
중간중간 '와 영화네 영화' 하고 감탄했던 나도, 이쯤 와서는 너무 심하다 생각되어서
정말 더이상 하기 싫은데 그래도 엔딩을 보기 위해 하는게 마치 이제는 숙제처럼 느껴졌다.

 

 

 

 

결론은 내 기준으로 재미없었던 게임.
하지만 왜일까 생각해보면 내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반대로 낮은 평가를 받은게 아닌가 싶기도 한다.
일단 첫인상과 프롤로그에서 나한테 너무 안좋은 인상을 많이 주었고
이후로도 인상을 반전시킬만한 한방을 준비하지 못해 결국 끝내 반등을 못한듯한 느낌.
가뜩이나 슈팅, 2D모드가 나올때마다 노잼이었는데 특히 2회차 해킹부터는 치가 떨린다.
그때부터는 진심으로 억지로 엔딩만 기다리며 플레이한 기분
차라리 액션이라도 재미있었으면 스토리에도 그정도로 혹평을 내리진 않았을거다.

 

 

 

 

그도 그렇고 일단 이 게임의 모든 컨텐츠는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못미친다.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 퀄리티라고 폄하할 수 있다.
퍼즐이라고 했더니 고작 소코반. 낚시는 겨우 버튼만 누르면 끝나는 방식.
누가봐도 다크소울 생각나는 죽을때 남는 메세지.
슈팅게임은 칼로 탄막을 제거할 수 있어서 전혀 긴장감 없음.
슈팅보다 더 뒤떨어지는 게임성의 해킹. 대충만든듯한 몇몇 소재로 무기 업글하는 간단한 시스템. 등등...
어디서 본 아이디어들을 이리저리 끌어모아 만들었으나 깊이는 없는 얕는 게임성.

 

예를 들면 내가 이 게임에서 낚시를 하면서 비교됐던 건 첫번째로 스타듀밸리였다.
스타듀밸리의 낚시 컨텐츠보다 이 게임의 낚시가 재미없다. 뭐 스타듀밸리는 포스팅을 못했으니 생략하고
내가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려왔던 몇 안되는 게임들하고만 비교해보자.
로스트 인 블루에서의 낚시는 루어 종류에 따라 낚이는게 달라지기도 하고
오오카미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낚이는게 달라지기도 해서 그런걸 생각하며 플레이 해야한다.
게다가 이건 조금만 생각해도 넣을 수 있는 요소이다. 딱히 엄청난 아이디어도 아닌것.
그냥 단순히 낚시를 넣었다고 끝이 아니란거다. 거기에 어떤 게임성을 만들지를 추가로 고민을 해야지.
또, 무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에그제3에서는 프로그램을 테트리스 형식으로 만들어서 끼워 넣어야 했고
심지어 색깔이나 종류에 따라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버그가 걸린다는 제약조차 있어서 생각하며 커스텀해야했다.
그런 고민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전략성이란 재미가 생기는거지 이 게임의 요소들은 뭔가 나사가 빠진 느낌이다.

 

이런걸로 만족하지 못하는것이 분명 갈수록 더 많은 게임이 나오며 게이머의 눈이 높아지기 때문일것이다.
즉 나는 이 게임을 하면서 왜인지 모르게 고전게임들이나 최신게임들과 비교를 하게되기 시작되었고
이 게임이 대체 그래픽만 발전했지 게임 본연의 재미는 도대체 2017년에 맞게 진보되긴 한건가.
과거에 나온 수많은 게임들에서 본받고 나아진 점은 대체 있었는가. 하는 불만만 쌓여간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중 뭐 하나라도 "와 대박이다! 이거"하는 요소가 있었으면 평가를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몰랐을것을...

 

한편 나는 이 글을 쓰며 '나는 게임회사에 취직은 못하겠군'이란 생각이 들었다
평생 콘솔게임만 해왔지 온라인게임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쪽 노하우는 하나도 배우지 않고 살아온 셈.

 

 

 

 

뭔가 좀 여러모로 아쉽다.
단순히 게임 평가뿐 아니라 뭔가 내가 즐기지 못한데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오랜만에 내 취향의 JRPG에 마음껏 야리코미를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났구나 싶었는데
전혀 내 취향이 게임이 아니라니... 내 취향이 변한건지 아니면 게임의 문제인지.
이상하게 안 좋고 열받는 기억만 있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지만 똥겜 수준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게임은 엔딩을 보지도 않으니...
물론 엔딩을 보고 바로 접었긴 했다.
꾸역꾸역 진행해서 엔딩을 보고나니 트로피작이니 숨겨진 요소니 그런건 딱히 즐기고 싶지 않아졌다.
찾아보니 퀘스트를 깨다 보면 스토리의 숨겨진 설정들을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건 잘 만든 요소라고 보는데 문제는 내가 엔딩만 보고 접어서 그걸 하나도 안해봤다는거지.

 

당연히 이 게임을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해한다.
그분들에겐 이 글은 불쾌한 글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면서 열받았던 점을 쓴 것 뿐이니 이해해줄 수 있기를.
결론은 나한테는 맞지 않은 게임이었다는 것.
근데 뭔가 내 눈이 높아진건지 취향이 달라지고 있는건지 오히려 파악이 안된다.
점점더 내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든다.

 

 

 

 

그래도 마음에 들었던 클라이막스 장면. 지금봐도 지리는 장면이다.
일단 스토리에서 마음에 안든 부분도 많았지만
이게 스토리탓인지 액션탓인지 이제와서는 너무 복잡해져서 애초에 무엇이 원인인지조차 가물가물하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결국에는 게임성이 더 큰 문제였다고 생각되는걸 보면
결국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게임성이 안좋으면 안되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나 자신의 게임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게임이다.
오히려 나는 스토리를 많이 신경쓴다고 생각했는데 게이머는 게이머였구나라는 신기한 기분.

 

스토리는 어찌되었건 위에서 지적을 하긴 했지만 좋게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RPG는 하다보면 어느정도 몰입을 하게 되기 때문에
마치 적응하는 것처럼, 하다보니 정드네~ 하면서 전체적으로 동화되는 편.
AAA급 게임은 AAA급대로, 휴대용 게임은 휴대용대로 스토리의 스케일이 달라도 대부분 소화한다.
그리고 스토리가 정말 개판이 아닌이상 감동받는 부분은 적어도 한군데씩은 있기 마련이라
그런 부분을 특히 강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군데군데 지적을 해도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
즉 이 게임도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기억에 남는 부분도 많고 적당히 좋게 평가하는 셈이다.

 

근데 이러면 결론은 스토리만 좋았다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건 요근래 나온 게임으론 문제가 아닐까? 요새는 인방이나 유튜브의 시대지 않은가.
즉 스토리만 좋고 게임성이 나쁘면 굳이 직접 사서 플레이 해야할 필요가?
이런 생각이 드니 전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할 수가 없게 된게 아닐까.

만약 나도 이 게임을 직접하지 않고 스트리머가 하는걸 봤다면 좋은 기억만 남았을지 모른다.
어차피 나는 스토리뽕만 취하면 되고 스트리머가 슈팅에 고통받든 말든 나는 스킵하면 되니까...
그러나 직접 만지면서 플레이한 결과 내겐 안좋은 추억만 남은 게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만약 나중에 니어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절대 직접 플레이하지 않겠다 다짐한 나였다.

 


공략사이트 정보

공략&팁 모음  http://bbs.ruliweb.com/game/ps/84289/board/read/9406664

칩 합성시 코스트 정보  http://bbs.ruliweb.com/game/ps/84289/board/read/9407188

나무위키 팁  https://namu.wiki/w/니어:오토마타/팁

 


구글에서 공략사이트 더 찾아보기

[한국웹] 니어 오토마타 공략 [링크]

[일본웹] ニーア オートマタ 攻略 [링크]

[영문웹] NieR Automata Walkthrough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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